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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화과 채소가 갑상선을 망친다? 고이트로겐 논란, 연구로 확인한 진실

한 줄 요약

갑상선이 건강하고 요오드 섭취가 충분한 성인이 평소 양의 십자화과 채소를 매일 먹어도 갑상선 기능에 해롭다는 근거는 없습니다. 문제가 보고된 경우는 생채소를 극단적으로 많이 먹은 경우, 특히 요오드가 부족할 때입니다.

🕓 업데이트: 2026-10-08
작성 HAVIT Editorial Team검토 HAVIT Medical Advisory · Editorial Medical Review Board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 목적이며, 전문 의료인의 진료·진단·치료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건강 관련 결정은 반드시 의료 전문가와 상의하세요.

브로콜리 한 접시가 갑상선을 공격한다?

"케일 스무디 매일 마시면 갑상선 망가져." 건강에 관심 있는 분이라면 한 번쯤 들어본 경고입니다. 갑상선 수치가 경계선으로 나오자 브로콜리부터 끊는 분들도 있어요. 그런데 정말 이 채소들이 그렇게 위험한 걸까요?

문제로 지목되는 건 고이트로겐(goitrogen)입니다. 'goiter'가 갑상선종이라는 뜻이니 이름부터 무섭죠. 십자화과 채소—브로콜리, 케일, 양배추, 콜리플라워, 청경채—에 들어 있는 성분이 갑상선 호르몬 생성을 방해한다는 게 핵심 주장입니다.

하지만 연구를 모아 보면 이야기는 꽤 다릅니다.

고이트로겐이 갑상선에 미치는 실제 메커니즘

십자화과 채소에는 글루코시놀레이트라는 화합물이 있습니다. 생채소를 자르거나 씹으면 채소 속 효소(미로시나아제)가 이를 분해해 설포라판 같은 이소티오시아네이트와 여러 물질을 만듭니다. 갑상선과 관련된 건 두 가지예요. 프로고이트린에서 생기는 고이트린, 그리고 인돌계 글루코시놀레이트에서 생기는 티오시아네이트입니다.

티오시아네이트는 갑상선이 요오드를 흡수하는 과정을 경쟁적으로 방해하고, 고이트린은 갑상선 호르몬 합성을 방해할 수 있습니다. 갑상선 호르몬(T3, T4)을 만들려면 요오드가 꼭 필요하니 이론상 걱정할 만하죠.

그런데 양이 핵심입니다. 2024년 International Journal of Molecular Sciences에 실린 체계적 고찰은 시험관·동물·사람 연구 123편을 분석했습니다. 결론은 대부분의 결과가 '십자화과 채소가 사람에게 항갑상선 효과를 낸다'는 기존 가정에 의문을 던지며, 특히 요오드 섭취가 충분하다면 매일 식단에 포함해도 갑상선 기능에 부정적 영향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연구가 말하는 '실제' 수치

2016년 Nutrition Reviews에 실린 고찰(미국 UCLA 내분비내과 Angela Leung 공저)은 구체적인 숫자를 제시합니다. 사람 연구에서 고이트린 약 194μmol은 갑상선의 방사성 요오드 섭취를 억제했지만, 77μmol은 억제하지 않았습니다.

일반 브로콜리, 브로콜리 라브, 순무잎, 일반 케일(Brassica oleracea)은 100g당 고이트린이 10μmol 미만이라 위험이 최소 수준으로 평가됐어요. 반면 콜라드, 방울양배추, 일부 러시안 케일(Brassica napus)은 많이 먹으면 요오드 섭취를 줄일 수 있을 만큼 고이트린이 들어 있을 수 있습니다. 채소에서 생기는 티오시아네이트 양은 원래 혈액에 있는 수준보다 훨씬 낮을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사람 대상 시험도 안심되는 결과입니다. 2019년 Food and Chemical Toxicology에 실린 12주 무작위 시험에서는 중국 치둥 지역 여성 45명이 설포라판과 그 전구체(글루코라파닌)를 강화한 브로콜리 새싹 음료를 매일 마셨는데, TSH(갑상선자극호르몬), 유리 T4, 티로글로불린 모두 변화가 없었고 갑상선 자가면역 지표도 그대로였습니다. 데친 브로콜리 한 접시보다 훨씬 농축된 노출이었는데도요.

문제가 실제로 보고된 건 극단적인 경우입니다. 2010년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는 생 청경채를 하루 약 1.0~1.5kg씩 몇 달간 먹은 88세 여성이 심한 갑상선 기능 저하와 점액수종 혼수로 입원한 사례가 실렸습니다. 일반 식사로는 도달하기 어려운 양을, 생으로, 오래 먹은 경우죠.

조리법은 얼마나 차이를 만들까

열을 가하면 미로시나아제가 비활성화되어, 채소 속에서 글루코시놀레이트가 활성 물질로 바뀌는 양이 줄어듭니다. 조리법에 따라 남는 글루코시놀레이트 양도 달라요. 2007년 Food and Chemical Toxicology 연구에서 브로콜리, 방울양배추, 콜리플라워, 양배추를 찌거나 전자레인지로 익히거나 볶았을 때는 글루코시놀레이트가 유의하게 줄지 않았지만, 물에 삶으면 유의하게 줄었고 줄어든 양의 약 90%는 삶은 물에서 발견됐습니다. 잘게 썬 채소를 그대로 두면 6시간 동안 최대 75%까지 줄기도 했습니다.

다만 이건 양날의 칼입니다. 갑상선 걱정의 원인인 글루코시놀레이트는 설포라판처럼 건강 효과가 연구되는 물질의 원료이기도 하거든요. 대부분의 사람에게는 생으로도, 살짝 익혀서도 골고루 먹는 방식이 무난합니다. 생 케일 한 줌을 샐러드에 넣는 정도는 걱정할 일이 아닙니다.

요오드 섭취량이 핵심 변수

고이트로겐의 방해 효과는 요오드가 충분하면 의미가 줄어듭니다. 한국은 김, 미역, 다시마를 자주 먹는 식문화 덕분에 요오드 섭취가 대체로 권장량(성인 하루 150μg)을 넘는 편으로 알려져 있어요. 다만 해조류의 요오드 함량은 종류와 제품에 따라 차이가 매우 큽니다.

반대로 해조류·해산물·유제품·달걀을 거의 먹지 않는다면 요오드가 부족할 수 있고, 이때 생 십자화과 채소를 아주 많이 먹으면 이론상 갑상선에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해법은 채소를 끊는 것이 아니라 요오드를 적절히 섭취하는 것입니다.

갑상선 질환자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미 갑상선 기능 저하증이 있거나 하시모토 갑상선염을 앓고 있어도 평소 양의 십자화과 채소를 피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생 케일·양배추 여러 컵으로 만든 주스나 스무디를 매일 대량으로 마시는 식의 극단적인 섭취는 피하고, 식단을 크게 바꾼 뒤 갑상선 수치나 약 용량이 달라졌다면 담당 의료진에게 알리세요.

갑상선 약(레보티록신)을 복용 중이라면 브로콜리보다 복용 방법이 더 중요합니다. 제품 설명서는 하루 한 번 공복에, 아침 식사 30~60분 전에 복용하도록 안내하며, 콩가루·호두·식이섬유 같은 음식이 흡수를 줄일 수 있다고 적고 있습니다. 칼슘제, 철분제, 제산제는 최소 4시간 간격을 두어야 합니다. 매일 같은 방식으로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고, 식단을 크게 바꾸면 의료진과 상의하세요.

고이트로겐 공포보다 중요한 것

십자화과 채소는 관찰 연구에서 여러 건강 지표와 좋은 연관성을 보입니다. 2014년 Nutrition and Cancer에 실린 메타분석(33편)에서는 십자화과 채소를 가장 많이 먹는 그룹이 가장 적게 먹는 그룹보다 결장암 위험이 낮았습니다(오즈비 0.84). 2016년 JRSM Cardiovascular Disease 메타분석(8편)에서는 십자화과를 포함한 녹색잎채소 섭취가 많을수록 심혈관질환 발생이 15.8% 낮았어요. 인과관계를 증명한 것은 아니지만, 갑상선 걱정 때문에 이런 채소를 끊으면 잃는 것이 더 많을 수 있습니다.

물론 어떤 음식이든 극단은 피해야 합니다. 요오드를 거의 먹지 않으면서 생채소를 매일 킬로그램 단위로 먹는 식단이라면 문제가 될 수 있어요. 하지만 그건 십자화과 채소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균형 잡힌 식단 안에서 다양한 채소를 골고루 먹는 것. 결국 답은 늘 그 자리에 있습니다.

📊 핵심 통계

123편
십자화과 채소와 갑상선 기능 체계적 고찰에서 분석한 연구 수
International Journal of Molecular Sciences, 2024
194μmol (77μmol은 억제 없음)
사람에서 갑상선 요오드 섭취를 억제한 고이트린 양
Nutrition Reviews, 2016
100g당 10μmol 미만
일반 브로콜리·케일의 고이트린 함량
Nutrition Reviews, 2016
12주간 변화 없음 (여성 45명)
브로콜리 새싹 음료 매일 섭취 후 TSH·유리 T4 변화
Food and Chemical Toxicology, 2019
오즈비 0.84
십자화과 채소 최다 섭취군의 결장암 위험
Nutrition and Cancer, 2014

십자화과 채소별 고이트린 함량

채소100g당 고이트린고찰의 평가
일반 브로콜리10μmol 미만위험 최소
일반 케일 (Brassica oleracea)10μmol 미만위험 최소
브로콜리 라브, 순무잎10μmol 미만위험 최소
방울양배추더 높을 수 있음많이 먹으면 요오드 섭취를 줄일 수 있는 수준
콜라드더 높을 수 있음많이 먹으면 요오드 섭취를 줄일 수 있는 수준
러시안 케일 (Brassica napus)일부 품종에서 높음많이 먹으면 요오드 섭취를 줄일 수 있는 수준

출처: Felker 외, Nutrition Reviews 2016. 사람 연구에서 고이트린 약 194μmol은 갑상선 요오드 섭취를 억제했고 77μmol은 억제하지 않았습니다. 함량은 품종과 재배 조건에 따라 다릅니다.

❓ 자주 묻는 질문

갑상선약 복용 중인데 브로콜리 먹어도 되나요?
네, 평소 양이라면 먹어도 됩니다. 중요한 건 약 복용 방법입니다. 레보티록신은 하루 한 번 공복에, 아침 식사 30~60분 전에 복용하도록 안내되며 식이섬유·콩가루·호두는 흡수를 줄일 수 있습니다. 칼슘·철분제·제산제는 최소 4시간 간격을 두세요. 식단을 크게 바꾸면 의료진과 상의하세요.
케일 스무디를 매일 마시는데 괜찮을까요?
일반 케일은 100g당 고이트린이 10μmol 미만으로 위험이 최소 수준으로 평가됩니다. 요오드 섭취가 충분한 건강한 성인이 한 잔 정도 마시는 건 걱정할 일이 아닙니다. 다만 생 케일 여러 컵을 매일 대량으로 마신다면 일부는 익혀 먹는 방식으로 바꾸는 것도 방법입니다.
양배추즙도 고이트로겐이 많나요?
생채소를 착즙하면 한 번에 많은 양을 쉽게 먹게 됩니다. 문제가 보고된 사례는 생 청경채를 하루 1kg 이상 몇 달간 먹은 극단적인 경우였습니다. 갑상선 질환이 있다면 대량의 생즙을 매일 마시는 습관은 의료진과 상의하세요.
아이들도 십자화과 채소 많이 먹어도 되나요?
네, 다양한 식단의 일부로 먹는 양이라면 괜찮습니다. 익힌 브로콜리, 볶은 양배추 등은 좋은 영양 공급원입니다. 생즙을 대량으로 매일 먹이는 식의 극단적인 섭취만 피하면 됩니다.
발효 양배추(사우어크라우트)는 어떤가요?
사우어크라우트의 고이트로겐에 대해서는 사람 대상 연구가 많지 않습니다. 다만 일반적인 반찬 양으로 먹는 것은 갑상선 문제와 연결된다는 근거가 없습니다. 나트륨이 많은 제품이 있으니 그 점은 확인하세요.
요오드 보충제를 먹으면 십자화과 채소 더 많이 먹어도 되나요?
요오드 보충제는 의료진 상담 없이 임의로 복용하지 마세요. 과잉 섭취도 갑상선에 해롭습니다. 김, 미역 등 식품으로 요오드를 섭취하는 한국 식단이라면 일반적인 십자화과 채소 섭취량은 문제되지 않습니다.
십자화과 채소 중 고이트로겐이 가장 적은 건 뭔가요?
2016년 Nutrition Reviews 고찰에 따르면 일반 브로콜리, 브로콜리 라브, 순무잎, 일반 케일은 100g당 고이트린이 10μmol 미만으로 적은 편이고, 콜라드, 방울양배추, 일부 러시안 케일은 더 많을 수 있습니다. 그래도 평소 양이라면 종류보다 요오드 섭취와 극단적 섭취를 피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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